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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중심 놀이치료의 치료자의 역할① 본문
- 놀이실이 아동의 성장을 돕는 긍정적인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놀이실에 같이 있는 유일한 어른인 놀이치료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자는 무엇보다도 한결같이 모든 감정을 수용해 주는 반영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또한 치료자는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제한을 설정하는 자로서의 역할도 담당해야 한다.
1. 수용적 반응 : 반영
- 놀이치료자는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접하는 성인과는 달리 마음으로 아이와 대화하는 특별한 어른으로 다가가야 한다.
놀이치료자는 엄마와는 달리 아이의 생각을 반영해 주고 아이가 결정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갔다. 이러한 수용과 선택권 부여는 아이로 하여금 스스로 책임지고 조절하며 내적으로 동기화되도록 한다. 즉, 아동으로 하여금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이끈다. 따라서 놀이치료자의 수용은 참으로 중요하다. 한결같은 수용은 아이로 하여금 '어떤 감정이든 다 털어놓을 수 있겠다'는 허용감을 느끼게 한다. 수용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은 관계에 있어서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역할이 아닌 따라가는 역할, 즉 조력자의 역할을 하게 한다. 조력자란 아동의 관점을 공감하고 수용하는 것으로, 조언, 제안, 설명을 자제하고 아이의 표현을 반영하며 질문으로 아이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반영이란 놀이를 통해, 또는 말을 통해 표현된 아동의 감정을 인식하고 읽어주는 언어적 반응이다.
반영할 때 지침은 다음과 같다.
① 반영은 집중하는 자세에서 시작된다.
- 반영은 먼저 아이에게 집중하는 자세에서 시작된다. 먼저 치료자의 발끝이 아동의 코끝과 직선이 되도록 앉는다. 즉, 몸 전체를 아이에게로 돌려 아이를 쳐다본다. 그럼으로써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② 행동이 아닌 감정에 초점을 둔다.
- 아동의 언어적, 비언어적 행동 그 자체에 초점을 두지 말고 그 속에 들어 있는 아동의 감정을 이해하도록 한다. 감정을 이해한 뒤 언어적으로 그 감정을 반영해 준다. 망치로 아빠 인형을 두드리고 있을 때 "아빠 인형을 때리고 있구나."라고 하기보다는 "아빠에게 화가 났구나."라고 감정을 읽어 준다. 감정을 반영할 때는 '마치 그 상황에 처한 것처럼' 공감하면서 짧은 상황에 맞게 반영한다. 반영하는 치료자의 어조, 표정은 기본적으로 따뜻하나 느낌에 맞춰 목소리 톤에 변화를 준다. 높거나 낮지 않은 적절한 톤으로 말하며, 항상 한 가지 톤으로 이야기하거나 지나치게 흥분된 톤은 피한다. 또한 아동이 나타낸
감정 수준에 맞추어 반응한다. 동물들을 살살 부딪치고 있는데 "어이쿠,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네." 등 아동이 나타낸 감정 수준 이상의 표현은 아동으로 하여금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느끼거나 아동이 진짜로 느낀 것 이상의 반응과 행동을 이끌 수 있다.
③ 일관되게 무조건적으로 수용한다.
- 수용은 한결같이 무조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아이가 자신이 그린 그림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때 " 잘 그렸는데· · · · · ·" 하며 안심시키거나 "재미없어요. 할 게 없어요." 하며 지루해할 때 놀잇감을 제안하며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이끄는 반응을 통해서 치료자는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 속상해하는 마음이나 지루해하는 마음도 그대로 수용되어야 한다. 한결같은 치료자의 무조건적인 수용은 아이에게 신뢰감을 준다. 그래야만 아이는 "동생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 "엄마가 밉다." 등 어떠한 심한 감정을 내보여도 안전하구나 하는 허용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한 허용감을 느낄 때 아이는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 두었던 감정을 두려움이나 죄의식이나 수치심 없이 표출하게 된다.
- 아이가 먹을 것을 만들어서 치료자에게 주며 "맛이 어때요?"라고 물을 때 "정말 맛있다. 잘 만들었네." 하며 칭찬하는 것은 수용과는 다르다. "선생님에게 주려고 음식을 만들었구나. 고맙다."라고 반응함으로써 아동이 한 일을 수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일반적으로 칭찬은 아동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칭찬은 '지금처럼 잘하지 못하면 비난받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어떻게 하나'를 두려워하는 아동에게는 방해가 될 수 있다.
④ 아동이 말없이 행동할 때 언어적으로 그 행동을 읽어준다.
- 아동이 말을 하지 않을 때, 특히 초조하고 불안해서 말이 없을 때 치료자도 똑같이 침묵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아이는 더 불안해하고 움츠러들게 된다. 또는 감시당한다고 느껴 불편해하고, "뭐 하세요?" ,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라며 적대적인 태도를 취할 수도 있다. 아이가 긴장하여 위축되어 있을 때, 놀이에 몰입했거나 별로 할 말이 없을 때, 반영해 줄 만한 감정이 보이지 않을 때 치료자가 아이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그대로 읽어주면 아이는 긴장을 풀며 차츰 입을 열게 된다.
이를 '추적반응(tracking)' 또는 '행동 읽어주기'라고 한다. "차들을 일렬로 세우고 있구나" , "산과 집을 그렸구나" , "아기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네" 등 보이는 것을 그림 그리듯 그대로 읽어주는 추적반응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며 치료자가 놀이에 함께 참여라고 있고 함께 있음을 느끼게 한다.
⑤ 아동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게 함으로써 아동에게 책임을 돌려준다.
- 때때로 아이들은 "무엇을 해요?" 또는 "~해도 돼요?" , "이게 뭐 하는 거예요?" 하고 물을 때가 있다. 이런 경우 치료자가 결정해 주거나 놀잇감의 이름이나 사용방법을 설명해 준다면 아이의 의존성을 조장하고 아이의 창의성을 억제하게 된다. 치료자는 "무엇을 할지 알려주었으면 하는구나."하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준 뒤 "네가 결정할 수 있어." , "네가 생각하는 뭐든지 될 수 있어."라고 반응함으로써 아동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아이에게 책임을 돌려주면 아이는 치료자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창의적인 생각을 끌어낼 수 있다. 소극적이고 말이 적은 아이가 놀이실에 들어와서 무엇을 하려다가 힐끗힐끗 치료자를 보며 혼잣말로 "~을 해도 되나?" 하고 중얼거릴 때 "~을 해도 되는지 알고 싶은가 보네."라고 마음을 그대로 읽어준 뒤 "~를 할지는 네가 결정할 수 있지."라고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주게 되면 아이는 차츰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에 따라 놀이를 이끌어가게 된다. 도시를 꾸민 뒤 모래를 살살 뿌리면서 "도시 위에 햇빛이 내려 쬐이고 있다." 며 모래를 햇빛으로 사용할 수도 있게 되고, 둥근 팔찌를 수갑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다트를 미사일로 묘사할 수도 있게 된다.
- 아동이 질문을 할 때 치료자가 너무 급히 답을 주지 않고 "글쎄· · · · ·" 또는 "음 · · · · ·"하며 함께 생각하듯 시간을 준다면 대부분 아이 스스로 답을 찾아간다. 또한 아동이 질문할 때는 그 의도를 세심히 고려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동이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대로 해도 괜찮은지 걱정스러워서 질문하기도 한다. 그런 경우, 아동의 그러한 걱정을 반영해 주면 자신의 생각을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게 된다.
⑥ 아동이 하기 힘들어하는 부분을 대신해주지 않도록 한다.
- 아동이 치료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에도 "네가 할 수 있는 일이야."라고 아동에게 책임을 돌려준다. 치료자가 대신해 주는 경우 아동 자신은 치료자만큼 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고, 그러한 생각은 아동 스스로 해 보려는 시도를 방해하게 된다. 따라서 아동 스스로 충분히 해 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줌으로써 아동이 스스로 해보려는 동기를 유발하도록 한다. 아동이 도움이 없이는 해낼 수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어떻게 도와줄까?" , "무엇을 도와줄까?"라고 물어봄으로써 아동이 도움의 방향을 이끌어가도록 한다.
⑦ 질문은 최소한으로, 개방적으로 한다.
- 질문은 치료자로 하여금 아동을 이끌어 가고 통제하는 위치에 있게 하며, 아동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있음을 전달하고 생각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한다. 치료자는 가급적 질문보다는 공감적 진술로 자신이 관찰한 것을 읽어주도록 한다. 아동이 화가 난 것을 지각했기 때문에 "그게 너를 화나게 했니?"라고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그것 때문에 정말 화가 났구나."라는 진술문으로 반응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 아동의 표현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질문을 통해 그와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질문을 할 때는 "엄마한테 화가 났니?"처럼 " '네, 아니오'로 짧게 대답할 수 있는 폐쇄적 질문은 가급적 피한다. 대신 "어떻게 왔니?" , "엄마에 대해 이야기해 주겠나?" , "그때 어떤 기분이 들었니?"와 같이 개방식 질문을 한다. 개방식 질문은 아동으로 하여금 자신의 중요한 문제를 자유롭게 말하게 한다. 따라서 정보가 풍부해지고 치료자가 반영해 줄 기회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아동이 계속 말하도록 격려하게 된다. 또한 개방적 질문은 치료자가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아동이 흥미를 가지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말하게 된다.
- 개방식 질문을 할 때도 "왜?" 보다는 "무엇?" , "어떻게?"라고 질문하도록 한다. "왜?"라는 질문은 아동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탐색을 이끌기보다는 외적인 문제나 사건과 관련된 대답을 이끄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가 추궁으로 느껴 변명 혹은 합리화로 자신을 방어하려 할 수 있다. "왜?"라는 질문은 인지적 통찰을 언어로 표현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놀이치료를 행하는 이유와도 모순된다. 언어를 통해 자신을 충분히 표현할 능력이 있다면 아동은 놀이치료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
◆"아동상담"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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